'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보고 얼마 안 지났을 거다. 교보문고에서 책 구경하는데 매대에 어디서 본듯한 얼굴과 책 표지에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이름이 적힌 책을 보고 " 어? 저거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지브리 대빵 아닌가? "
그때 당시에 기분이 좋았었는지 안에 내용도 훑어보지않고 바로 집어왔다. 책 제목이랑 저자를 보아하니 지브리 애니 만들 때 책을 통해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고 창의성을 얻었는지 관련한 내용일 거라 지레 짐작하고 집어왔던 것인데 집에서 펼쳐보자마자 이게 뭐야? 싶었다.
종이가 좀 두껍고 고급재질로 보였는데 책의 절반가량이 다른책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은근 가격이 나가는 책이었기 때문에 책의 구성을 보곤 실망해서 읽어볼 생각이 싹 사라져 바로 책장으로 직행 오랫동안 묵혀있었다.
그러고 시간이 꽤 오래 지났을거다.
손도 안대고 보관 중인걸 발견하고 어차피 본문은 별로 안되니까 후딱 읽고 알라딘에라도 보내버릴 셈으로 읽었는데 생각보단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어떤 한 분야의 거장에대한 클리셰 같은 게 있지 않은가 하야오로 예를 들자면 어렸을 때부터 책, 만화를 많이 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그 분야에 완전 매료되어 자신도 직접 만들어보기 위해 만화가라는 꿈을 꾸게 되었다!라는 클리셰
근데 하야오는 그런 부류는 아니였다.
어렸을 때도 그렇게 많이 읽는 건 아니었고 나이를 먹고 나서도 좋아서 책을 읽는다기 보다는 만화가가 되기 위해선 읽어야만 할거 같아 읽었다고 말했다.
(뭔가 자신의 분야에 애정이 없는 천재를 보는 거 같았다. 어쩌다 이 사람이 만화 쪽 길을 걷게 된 건지 궁금할 지경이다.)
하야오의 말대로라면 나는 아동문학분야에 원시인이다.
여러분들이 만약 아동문학 작품을 쓴다면 어떤 내용을 담겠는가?
난 아마 교훈적인 내용을 담을 거 같다. 아이들에게 세상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근데 이건 아동문학 초기단계일 때나 이런 내용을 담았던 거지 지금은 그저 아이들의 진짜 모습을 가감 없이 담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돈을 내는 사람은 어른들이니까 그들에게 유명한 작품을 영화화하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장면만 추가하면 될 거라는
유치한 발상을 멀리하고 오리지널을 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내용도 나온다.
이런 방향성을 잡고 영화를 만들기에 아이들과 어른 모두에게 인기 있는 작품이 나오는 걸까??
어른들은 유치한 장면이 나오지 않아 몰입이 깨지지 않고 어린아이들은 마치 자신들의 모습을 보는 거 같아 몰입하게 되는
물론 재밌는 스토리와 연출 그림체 음악도 중요하겠지만
예상과 너무 달라서 처음엔 좀 많이 실망했던 책이지만
지브리 대빵의 일대기를 간략하게라도 알 수 있었고 앞에 50권은 자기 손녀(손자였나?)에게 해주는 추천리스트라는데 내가 보고 맘에 드는 건 읽어봐야겠음!
- 마지막 내용들은 왠지 모르게 무섭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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